map

Tuesday, December 20, 2011

“뉴욕을 실리콘밸리로” 블룸버그의 꿈 ‘착착’

기사수정 2011-12-21 03:00:00
루스벨트섬 과학단지에 코넬대 공대 분교 유치 확정
“600개 벤처기업 입주시켜 市 완전히 탈바꿈시킬 것”



미국 뉴욕 응용과학단지 프로젝트 조감도. 뉴욕시 제공
미국 뉴욕이 금융, 패션, 문화의 중심지에서 한발 더 나아가 첨단기술산업 중심지로 발돋움하고 있다.

뉴욕을 동부의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겠다는 ‘뉴욕 응용과학단지(Applied Science NYC) 프로젝트’가 첫발을 내디딘 것이다. 첨단 공과대를 중심으로 벤처기업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내용이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 프로젝트를 ‘게임 체인저’라고 불렀다.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19일 뉴욕 응용과학단지에 공과대 분교를 만들 대학으로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와 이스라엘의 테크니온이스라엘 공과대 컨소시엄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초 한국의 KAIST를 포함해 전 세계 19개 대학이 응모했고 10월 최종 6개 대학이 후보로 올랐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스탠퍼드대가 16일 불참을 발표하면서 코넬대가 최종 후보로 선정됐다. 코넬대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3억5000만 달러(약 4063억 원)의 대학 사상 최고 기부금액을 유치했다. 뉴욕타임스는 기부자가 ‘듀티프리쇼퍼그룹’의 오너인 80세의 찰스 피니 씨라고 전했다.

뉴욕 시는 이 프로젝트를 위해 ‘통 큰 선물’을 내놓았다. 맨해튼과 퀸스 사이 섬으로 부유층이 거주하는 루스벨트 섬 내 시유지인 200만 평방피트(약 5만6000평·0.19km²)의 공터를 99년간 거의 무상으로 임대해주기로 했다. 또 1억 달러의 현금 지원과 파격적인 세금 혜택을 준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이 프로젝트가 블룸버그가 뉴욕 시에 남길 유산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이날 성명에서 “역사는 이 프로젝트를 뉴욕이 완전히 바뀌는 날로 기록할 것이다. 세계 최고의 공과대를 중심으로 기술단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스코턴 코넬대 총장은 “이곳은 인재와 그들의 아이디어를 연결하는, 연구와 기업인을 연결하는, 학생들과 그들의 꿈을 연결하는 터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 시는 복합과학단지에 약 600개의 관련 벤처기업을 유치하고 8000명의 신규 기술 인력을 고용하며 2만 개의 건설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뉴욕 시와 코넬대는 2018년 준공을 목표로 내년 초 공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에 탈락한 컬럼비아대, 카네기멜런대, 뉴욕대 등 3개 대학과도 맨해튼 브루클린 등에 벤처 과학단지를 추가로 만드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뉴욕 시에는 벤처기업들의 입성이 잇따르고 있다. 이달 4일 페이스북이 내년 초 기술센터를 뉴욕에 설립해 수천 명의 엔지니어를 고용하겠다고 발표한 것을 비롯해 트위터, 구글, 애플 등 내로라하는 정보기술(IT) 업체들이 뉴욕에 사무실과 매장을 잇달아 세우고 있다. 세계 정보기술(IT) 중심지로 변모하겠다는 출사표를 낸 뉴욕 시의 결정에 미국 IT 업계도 큰 관심을 보인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뉴욕 내 지난해 벤처 창업은 347건으로 보스턴을 제치고 실리콘밸리에 이어 미국 내 2위로 올라섰다.

뉴욕=박현진 특파원 witness@donga.com

1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