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가 뚝 떨어지고, 미국 집값 드디어 바닥[조인스]

기사입력: 12.03.11 14:04

이코노미스트는 비즈니스와 금융을 중심으로 내년도 세계 경제를 전망했다. 이 중 몇 가지 트렌드를 간추려 소개한다.
미개척 지대=기술 세계의 주변부에 있는, 크기도 더 작고 아직 덜 알려진 영역에서 흥미진진한 전투가 벌어질 것이다. 예를 들면 모바일 결제라든가 위치정보,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 등이 그런 영역이다. 이 새로운 약속의 땅들도 검색, 소셜네트워킹, 온라인 쇼핑처럼 인간의 삶을 바꿔놓을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증강현실 분야에서도 애플의 활약이 기대된다. 증강현실이란 실제 세계의 실시간 모습 위에 인터넷에서 가져온 정보를 겹쳐서 보여주는 SF 같은 기술이다. 이를 적용하면 회의에서 당신이 대화를 나누고 있는 상대 이름이 당신의 안경에 표시되고 동시에 그가 최근 소셜네트워크에 올린 글도 함께 표시할 수 있다. 애플은 언제쯤 ‘증강현실 고글’-이름 붙이자면 아이글라시즈(iGlasses) 정도?-을 출시할까?

경기 전망은 어둡다=기업 임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올 10월에는 14%만이 향후 6개월 내로 경기가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7월의 23%나 5월의 40%에 비해 크게 떨어진 수치다. 비관론의 근거는 경제 및 시장의 위험성이 가장 많이 꼽혔다(75%). 화학산업·부동산·금융서비스, 그리고 제조업 분야 경영자들이 특히 더 비관적인 전망을 보였다.

증권시장=2008년이나 2009년과는 달리 정부로부터 큰 도움을 얻을 수 없을지도 모른다. 정책입안자들이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거의 바닥난 것 같기 때문이다. 이자율은 낮을 대로 낮아져 있는 반면, 부채에 허덕이는 정부는 추가적인 경기부양책보다는 긴축정책을 선택하고 있다. 정치적 불확실성도 주식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 대선을 치르는 나라가 많다는 얘기다. 하지만 희망도 보인다. 온갖 나쁜 소식이 새해가 시작되는 시점에 이미 주가에 반영된다고 봐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장은 미래지향적이다.

투자자들은 언젠가 시장에 다시 회복세가 도래할 것으로 예상할 것이다. 기업 부문이 그동안 꽤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해왔다는 사실도 투자자들이 기댈 수 있는 구석이다.
부동산 시장=미국 주택가격이 드디어 바닥을 칠 전망이다. 추가적인 경제 위기가 찾아온다면 주택가격의 저점 도래 시기는 다시 한번 늦춰질 것이다. 그러나 주택시장의 저점과 그 회복세는 또 다른 이야기다. 경기침체로 인해 미국 주택시장의 지루한 행보는 계속될 것이다. 유럽의 주택 소유자들은 이보다 더 암울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인구 구성이 주택 수요 촉진을 가로막고 있다. 또한 변동금리로 주택담보대출을 얻은 가정이 많다는 사실이 주택시장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반면 개발도상국 시장은 훨씬 더 탄력적인 지역이 될 것이다.

유가는 떨어진다=석유수출국기구(OPE C)가 파국적인 더블딥(이중침체)의 위기를 피할 수 있는 ‘예기치 못한 구원자’ 역할을 할 수도 있다. 국제유가를 대폭 내림으로써 미국의 소비심리를 되살리고 그리스·포르투갈·스페인·이탈리아의 무역적자를 해결해줄 엄청난 급락세를 이끌 수도 있기 때문이다. OPEC은 2008년 세계적인 불황으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서 30달러까지 떨어졌던 기억을 갖고 있다. 이제 OPEC은 고유가를 고집함으로써 글로벌 성장을 저해하는 쪽보다 지원하는 쪽이 스스로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박경덕 기자 polee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