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대법원, 오바마 손들어줘.."빈곤층 1천600만명 제외"
자유주의 대법관 4명에 로버츠 대법원장 가세
미국 연방 대법원은 28일(현지시간) 건강보험개혁법(Affordable Care Act), 이른바 '오바마케어'의 위헌성 여부를 결정하면서 핵심 조항인 개인의 의무가입 조항은 '합헌'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3천200만명이 2014년까지 건강보험에 새로 가입해야 한다.
재판관들은 찬성 5명 대 반대 4명으로 이 조항이
헌법 정신에 들어맞는다고 결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임기 내 핵심 정책으로 추진한 건보개혁법은 대다수 국민에게 2014년까지 건강보험 가입을 의무화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벌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다만, 빈곤층까지 연방정부가 보험료를 내라고 강요하는 것은 안 된다면서 이 제도를 빈곤층 의료보장제, 즉 메디케이드 프로그램으로 확대하는 것은 제한했다.
따라서 1천600만명은 예외로 인정되게 됐다.
2010년 3월 오바마 대통령이 이 법안에 정식 서명한 뒤 5천만명에 달하는 보험 비가입자의 가입여부는 5명의 보수주의적 판사와 4명의 자유주의적 판사로 구성된 대법원에 맡겨졌다.
자유주의적 성향의 대법관인 스티븐 브레이어, 루스 베이더 긴스버그, 엘리나 케이건, 소니아 소토마요르 대법관이 찬성표를 던졌고, 로버츠 대법원장이 가세했다.
반면 보수주의적 기질의 새뮤얼 앨리토, 앤서니 케네디, 앤토닌 스칼리아 대법관은 반대했다.
연방 대법원이 5대 4로 보수주의 색깔이 강해 오바마 대통령에게 불리한 결정이 내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상황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임명한 로버츠 대법원장이 의외의 '캐스팅보트'를 행사한 셈이다.
대법원의 이날 결정은 올해 대통령 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오바마 캠프에 큰 호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건강보험 개혁이 올바른 일이라고 믿는다. 노인들의 처방약을 좀 더 깎아주는 게 옳은 일이라고 믿는다. 모든 국민이 아팠을 때 파산하지 않게 하는 것이 정의로운 일이라고 믿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이 법을 만들면서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 정부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의료보장 지출을 하면서도 5천만명 가량의 미국인이 건강보험제도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맹점을 고칠 수 있다고 법 취지를 설명했다.
반면, 26개 주 정부는 이 법이 개인의 자유를 침해한다며 위헌 소송을 냈었다.
로버츠 대법원장 등 대법관 9명은 지난 3월 말 사흘간에 걸쳐 위헌 심리를 진행했으며 최대 쟁점인 국민 개개인의 의무가입 조항을 놓고 열띤 논쟁을 벌였다.
대법원 결정이 나오지도 않은 시점에서 민주ㆍ공화 양당을 비롯한 정치권은 이 문제를 두고 첨예한 공방을 벌여왔으며 대법원이 최종 판단을 내렸음에도 논쟁은 가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밋 롬니 공화당 대통령 후보는 전날 "대법원이 어떤 결정을 내리건 하나는 확실하다. 내가 대통령으로 선출되면 오바마케어를 폐기하고 진정한 개혁법으로 대체하겠다"고 말했다.
<koreadaily.com>기사입력: 06.2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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