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12-02-20 03:00:00 기사수정 2012-02-20 03:00:00
취업난에 고교생들 몰려
미국 북서부 아이다호 북쪽 실버밸리 고등학교에서 지난달 23일 3개 광산업체가 참가하는 광원 취업 설명회가 열렸다. 학생 1000명도 안 되는 작은 고교에서 광산업체들이 취업설명회를 연 것은 이 지역에 있는 은 광산 덕분이다.
실버밸리 광산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미국 전체 은 생산량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호황을 누렸으나 은 수요가 크게 줄면서 폐쇄 직전까지 갔고 광원들은 도시를 떠났다. 그러나 최근 1년간 국제 은값이 온스당 45달러(약 5만원)를 넘나드는 사상 최고치 행진을 계속하면서 다시 광원이 되려는 발길이 급증하고 있다. 이날 설명회에서 광산업체들은 고교 졸업 예정자들을 상대로 5만 달러라는 파격적인 연봉을 제시했다. 설명회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까지 자리를 메워 이 지역의 뜨거운 광원 취업 열기를 보여 줬다고 미국공영라디오(NPR)가 18일 전했다.
최근 국제 금속 가격이 급등하면서 대표적인 ‘3D(기피)’ 업종으로 취급 받아온 광원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 지난달 미국 광산업에 고용된 인력은 78만2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4%가 늘어 같은 기간 제조업 서비스업 고용 증가율 2%에 비해 월등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때 유령 도시처럼 변했던 광산에 다시 인력이 몰리면서 아이다호, 몬태나, 와이오밍, 네바다 등 로키산맥에 인접한 지역과 앨라스카 등은 미국의 ‘붐 타운(boom town)’으로 불리고 있다. ‘제2의 골드러시’라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인구 2만여 명의 실버밸리의 경우 광산 호황으로 건설, 서비스업 등 주변 산업까지 살아나면서 지난 6개월 동안 1500여 명의 인구가 유입됐다.
최근 광산에 몰려드는 인력은 10, 20대 신참 광원이 대부분이다. 높은 실업률 속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고교 졸업생들이 주요 대상이다.
젊은이들이 광원 취업에 몰리는 것은 높은 급여 수준 때문이다. 광산업체들은 4만∼5만 달러(약 4500만∼5600만 원)의 신입 연봉을 제시하고 있으며 5년 정도의 경력을 채우면 7만 달러(약 7885만 원)의 연봉을 약속하고 있어 웬만한 화이트칼라 직종보다 낫다는 평을 듣고 있다.
워싱턴=정미경 특파원 mickey@donga.com
No comments: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