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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turday, February 19, 2011

"타이거 파파 교육열(부모의 스파르타식 교육), 내겐 고통

美서 성공한 한인 앵커 주주 장의 고백… "타이거 파파 교육열(부모의 스파르타식 교육), 내겐 고통"뉴욕=박종세 특파원 jspark@chosun.com

입력 : 2011.02.19 03:02
"호랑이 아버지의 교육 때문에 성공했지만 나의 어린 시절은 고통스러웠다."

미국 3대 방송인 ABC방송의 간판 앵커 장현주(45·미국명 주주 장·사진)씨는 역대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한인 방송인이다. 그가 진행하는 ABC방송의 '굿모닝 아메리카'는 매일 500만가구가 시청하는 미국 내 아침방송 2위 프로그램으로 바버라 월터스, 다이앤 소이어 등 미국을 대표하는 여성 방송인이 맡아 진행했다. 장씨는 최근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으며 모든 언론이 나서 찬반을 다룬 '타이거 맘' 논란 때문에 주목받았다.

'타이거 맘'이란 엄격한 스파르타식 교육을 시키는 호랑이 엄마를 말한다. 이 논쟁을 촉발하며 중국 엄마들이 우월하다고까지 주장한 에이미 추아 예일대 교수와 인터뷰하면서 장씨는 "나는 타이거 부모 밑에서 호랑이 새끼로 교육받았지만 내 아이들은 반대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호랑이 부모' 밑에서 크는 자녀의 심정을 대변한 것이다.

그는 16일 뉴욕 ABC방송 스튜디오에서 만났을 때도 "(호랑이 아버지의 교육을 받는 동안) 나 스스로를 나쁘게 생각하며 많은 시간을 보냈고 불안정하고 우울했다"고 털어놓았다.

장씨 가족은 그가 4살 때 서울에서 미국으로 갔다. 아버지 장팔기(79)씨는 딸들에게 "너희들은 한국인으로서 단순히 이민자가 아니라 미국을 정복하러 온 개척자"라며 체력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수영을 배우게 했다. 새벽 5시에 일어나 1시간 반, 학교 수업 후 매일 3시간씩 수영연습을 한 덕에 장씨는 미국 평영기록 랭킹 6위의 선수로 올랐다. 호랑이 부모의 엄격한 교육 덕에 그는 고교시절 뛰어난 성적과 학생회장, 연설대회 우승, 스탠퍼드와 하버드대 동시 합격, ABC방송 입사, 에미상 수상 등을 기록하며 숨 가쁘게 성공 가도를 달렸다.

장씨는 그러나 "지금도 불안정감이 나를 몰고 간다"며 "내 아이들은 이런 것에서 해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장씨의 '호랑이 부모'들은 지금도 캘리포니아에서 모텔을 운영한다. 한때는 꽃가게와 샌드위치 가게까지 세 가지 일을 했다. 그는 "부모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며 보답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끼면서도 또 한편으론 '내 아이들은 이런 식으로 키우지 않겠다'는 다짐도 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아이들이 놀지 못하게 하고 엄격하게 교육하는 야심찬 한국 엄마들에게서 '타이거 맘'의 모습을 발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은 아이들이 미국 동부 명문대인 아이비리그에 가기보다는 중위권 대학에 들어가 더 많은 기회를 갖고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너무 경쟁이 심한 곳에 아이들을 보내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장씨는 "아버지는 내가 이기고, 정복하고, 물리치길 바랐지만, 내 욕심은 아이들이 좋은 삶을 사는 것"이라고 말했다.

장씨는 ABC방송에서 프로듀서로 활동하던 시절 만난 닐 샤피로 WNET 회장과의 사이에 10살, 7살, 3살 된 아들 3명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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