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방주택국(FHA)이 보증하는 FHA 융자 연체율이 크게 치솟으면서 부실 위기를 맞고 있다.
FHA 융자는 3.5% 다운페이먼트만 하면 정부에서 보증을 해주기 때문에 은행으로부터 주택 융자를 쉽게 받을 수 있어 첫 주택 구입자나 저소득층에게 인기가 높은 대출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최근 민간모기지기관인 페니매나 프레디맥의 연체율이나 주택 차압이 낮아지는
추세인데 반해 FHA 융자의 연체율과 차압율은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
화폐통제국(OC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현재 FHA 대출의 90일 이상 연체율은 27% 증가했고, 주택 차압도 17%나 늘었다. 같은 기간 은행 주택 대출의 연체율이 39% 감소하고, 차압도 10% 가량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페니매와 프레디맥의 연체율도 15% 줄었고, 주택차압 비율 역시 6% 떨어졌다. 이처럼 FHA 융자의 연체율이 높은 것은 주택 가격이 하락하면서 주택 가치보다 모기지 부담이 더 높은 깡통주택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FHA 융자는 3.5% 다운페이먼트를 전액 기프트(gift)로 받을 수가 있고, 일반 주택융자와 달리 크레딧이 620점만 되면 이자율은 크레딧이 좋은 사람과 동등한 이자율로 대출 받을 수가 있다. 파산을 한 기록이 있는 경우라도 2년간 완벽한 크레딧을 쌓았다면 융자가 가능하고, 주택 차압을 한 경우는 3년간 완벽하게 크레딧을 쌓은 뒤 다시 대출받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느슨한 융자 기준 때문에 부실 대출이 늘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모기지 파이낸스의 가이 세칼라 편집국장은 “앞으로 수년내 미국 경제가 특별히 향상되지 않는다면 FHA는 더 많은 연체와 주택 차압을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따라 FHA는 융자 기준을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였다가 최근 부동산 시장의 경색을 우려, 일시 중단한 상태다. FHA는 이번 달부터 대출자의 FICO 점수 기준을 700점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크레딧 카드 미납액이 1,000달러가 넘을 경우 융자 승인을 하지 않는 등 전반적인 대출 가능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기준 강화가 강행될 경우 FHA 융자를 받을 수 있는 홈 바이어가 현재보다 3분의1 정도 줄어들고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부동산 시장이 더욱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면서 강화 시행을 중단하기로 최근 결정했다.
모기지 금융기관들은 특히 현 크레딧 카드 밸런스가 1,000달러가 넘음에도 융자를 원할 경우 대출 신청 이전 혹은 대출과 동시에 모든 밸런스를 납부하고 이를 FHA에 증명해야 하다는 내용에 크게 반대해 왔다. <김주찬 기자> kore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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