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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July 29, 2011

종교를 Jazz처럼?

미국인 불교 선승(禪僧) 현각 스님이 조선일보 김윤덕 기자의 질문에 답했다.



"종교는 신앙이 아니라 윤리로 가야 한다. 우리는 종교를 버려야 한다. 평화 대신 전쟁, 갈등과 환



경만 파괴하는 종교는 이제 버려야 한다. 2010년이 되었는데 인간이 여전히 종교에 집착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이건 껍질일 뿐이다. 석가모니는 불자가 아니었다. 예수도 기독교인이 아니었다. 그들이 종교를



만들라고 말하지도 않았다. 종교가 종교다워지려면 보편적 윤리, 사랑하고 베푸는 마음을 실천해



야 한다."





"종교는 인간이 만든 형태일 뿐이다. 종교는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를 생활에서 실천



해 나갈 때 참 종교가 된다. 부처님이 제자들에게 한 마지막 말씀은 '나의 말을 믿지 마라, 내가 말



했기 때문에 믿으면 안 된다'였다. 맹목적인 믿음은 종교의 독이다."







이런 말을 들으면 종교인들은 마음이 다소 불편해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이건 예수님, 부처님이



인류에게 던져주신 구원의 메시지 자체를 폄하한 말이 아닐 듯 싶다. 종교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



어떻게 잘 믿을 것인가, 현대인의 신앙 태도에 문제는 없는가, 있다면 무엇일까를 이야기 한 것일



뿐, 현각 스님이 종교 자체를 폄하했을 까닭은 없다.







현각 스님의 말에 하찮은 설명이나 의견을 붙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너무나 쉬운 말이다. 굳이 핵



심을 찾자면 “부처님이 마지막 하신 말씀은 나의 말을 믿지 마라, 내가 말했기 때문에 믿으면 안



된다.”가 아닐지.







기자의 질문은 이어진다.







―스님의 금강경 강의를 기억하는 불자들이 많더라. 제일 좋아하시는 경은 무엇인가.





"순간경! 커피향을 맡는 순간, 재즈를 듣는 순간, 걷고 이야기하고 시장에 가는 모든 순간, 뺨에 스



치는 바람 을 느끼고, 친구와 악수를 하면서 감촉을 나누는 순간, 순간, 순간…“ ”많은 종교들이 형



식과 틀, 어떤 룰을 강조하는데 선불교는 다르다. 재즈처럼 자유롭고 즉흥적인 연주를 할 수 있다.



나는 선승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행복하다."







여기선 ‘재즈’ ‘자유’ ‘즉흥성’을 핵심으로 치고 싶다.







현각 스님의 이런 말들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다. “이게 진리니라, 저게 진리니라, 내 해석만



이 유일한 모범답안이니라“ 하며 남에게든 자신에게든 강제하지 말라는 뜻으로도 들리고...종교



뿐 아니라 현실인식에서도, 한낱 도구에 불과할 뿐인 ‘설명의 틀’에 너무 빠지지 말라는 이야기인



것도 같고...하기야 ‘설명의 틀’은 ‘무엇’을 알기 위한 ‘필요’일지는 몰라도 그것이 ‘무엇’ 자체는 아



닐 것이다.







오늘도 조선일보 한 면 전체가 종교계 현안(懸案) 문제를 둘러싼 갈등 기사로 꽉 메워져 있었다.



이 기사를 보면서 왜 문득 현각 스님의 인터뷰 기사가 연상 됐을까? 벽에 모신 십자고상(十字苦像)



을 향해, 그리고 갑사(甲寺)에서 뵌 부처님상을 향해 여쭈었다. “예수님, 부처님, 종교계 현안을 굽



어보시는 님들의 마음은 어떠십니까?”













류근일 2010/12/14



류근일의 탐미주의 클럽(cafe.daum.net/aestheticismclu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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