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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dnesday, December 29, 2010

중국 패권의 시대는 오지 않을 것이다

사설 김진현 세계평화포럼 이사장
2010.12.28 23:31

▲ 미국의 시대가 성큼성큼 가고 있다. 다음에 오는 세상은 무엇일까. 세계의 석학들이 온갖 가설과 전망을 내놓고 있다. 그 어떤 각도에서 보든 다음 세계의 중심이
아시아가 될 것만은 분명하다. 아시아로, 태평양·인도양으로 사람과 돈, 세력 그리고 각종 문제의 이동이 전개될 것이 명백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과거 동양의 대표 세력이 중국이기 때문에 다음은 중국의 시대라고 단정하는 생각들이 꽤 있다. 특히 경제를 위주로 세상을 보는 경우 그러하다.

그러나 중국의 시대, 중국 패권의 세계질서는 결코 오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근대(近代)가 끝난 이후 유럽 식민제국 시대나 미국과 소련의 이념 패권 시대와 같이 한쪽이 주도하는 패권의 시대는 다시는 오지 않을 것이다. 미국 전략가 중엔 앞으로 세계가 미국의 패권을 그리워하는 날이 올 것이라고 보는 이도 있지만, 그리워하는 사람들은 있을지 몰라도 그런 세계는 다시 오지 않는다. 하물며 '화이(華夷) 상하복종' '중심과 변방'이라는 옛 중화(中華) 질서의 부활은 더욱 허용되지 않는다. 교육·정보·통신이 21세기적 속도로 확산되는 지금 그 어떤 나라도 세계 패권 제국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중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세계는 힘만으로 패권을 형성할 수 없다. 가치·매력·감성이 수반되어야만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중국의 마오쩌둥·덩샤오핑·후진타오가 주는 부국강병, 중국 특색 사회주의, 베이징 컨센서스의 매력은 서양의 인권, 복지, 민주주의, 노벨, 국제적십자사, 오바마, 테레사 수녀,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물론 아시아의 간디, 호찌민, 케말 파샤에조차 아주 많이 떨어진다. 중국엔 아시아 지역 시민의 마음을 잡을 것이 아직은 없다. 앞으로도 쉽지 않다. 조선족 출신 중국 주석, 티베트 출신 중국 총리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중국에 장사하러, 관광하러 가겠다는 사람은 많지만 중국에 살고 싶다는 동·서양인은 만나본 적 없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0년 상하이 박람회와 광저우 아시안게임은 돈과 스케일로 압도하는 중화제국 야망의 과시일 뿐이었다.

결정적으로 중국의 시대를 불가능하게 하는 것은 생명자원, 예컨대 에너지·식량·물·삼림의 절대적 부족 때문이다. 냉전 패권국 미국과 소련은 생명자원을 수출하고 유통하는 질서의 창설, 유지자였다. 그러나 중국은 반대로 온 세계에서 에너지·식량·광물자원을 얻어와야 한다. 자신이 세계 생명자원 질서의 유지국이 아니라 본격적인 교란 요인이자 파괴요인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1인당 자원 보유량은 세계 평균에 비하여 수자원 25%, 경작지 40%, 석유 8.3%, 천연가스 4.1%에 불과하다. 삼림은 국토의 6%에 불과하다. 인도와 더불어 '가난한 대국'일 뿐 아니라 생명자원의 절대 빈곤국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이자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이 되었다. 중국의 1인당 에너지 소비가 지금 한국 수준으로 늘어난다면 중국 과학자의 얘기처럼 다른 행성에서 에너지를 채취하는 수밖에 없다.

20세기 이후 생명자원의 자급이 없는 선진국, 세계 제국은 없었다는 것은 역사적 진실이다. 세상을 기다리는 것은 '지구촌 상생(相生) 문명 패러다임의 구축' 아니면 '중국 문제군(問題群)으로 인한 폭발'이지 '중국의 시대'가 아니다.

조선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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