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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day, April 4, 2011

한국의 가정은 연간 소득의 약 20%를 사교육에 사용

입력 : 2011.04.04 17:40 / 수정 : 2011.04.04 19:36

▲ 자료=조선일보DB 서울 목동에 사는 김희정 씨는 초등학교 3학년짜리 아들에게 일주일에 20시간씩 영어와 수학, 과학 개인교습을 시키는데 한 달에 110만 원가량을 쓴다.

물론 여기에는 인라인스케이트와 피아노, 바이올린, 중국어 수업 비용은 포함되지 않는다.

김씨는 아들이 어린 나이에 너무 바빠서 쓰러질까 봐 걱정이다.

하지만, 김씨의 아들은 사교육 덕분에 학교 교육보다 훨씬 앞서나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3일(현지시간) 한국의 사교육을 집중 조명하면서 사례로 든 한국인 가정의 모습이다.

수치로만 보면 한국의 교육 시스템은 세계 선망의 대상이다. 한국은 국제 수학경시대회나 읽기대회에서 상위 5개국 안에 포함된다. 고등학교 중퇴자 비율도 4% 미만이며 청소년 사이에서 대학 졸업비율도 56%에 달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다.

하지만, 이러한 성취 뒤에는 많은 사교육과 비용이 뒤따른다고 WP는 지적했다.

홍콩대학교의 마크 브레이 교수는 ‘그림자 교육(Shadow education)’이라고도 불리는 사교육은 동아시아에서 일반적이며 학생과 학교, 국가별로 비교하는 테스트가 증가함에 따라 동아시아뿐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교육 시장을 가장 주도하는 곳은 한국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07년 평균 한국의 가정은 연간 소득의 약 20%를 사교육에 사용했다.

2009년 한국인은 영어와 수학, 대학시험 준비 등 개인교습에 19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는 공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의 절반 이상에 해당한다. 미국의 사교육 산업의 규모는 약 50억∼70억 달러다.

WP는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한국의 높은 학구열은 이제는 높은 자살률과 급락하는 출생률의 원인으로 비난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지나친 경쟁은 학생들을 외국으로 떠나도록 하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재능을 소모시키고 가족들을 갈라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주호 교육과학부 장관은 한 인터뷰에서 자녀 교육에 투자하려는 부모들의 의지를 한국의 힘 중 하나로 꼽으면서도 “그 에너지가 시험성적을 올리는 데 사용되고 창의성이나 다른 인성을 키우는 데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그동안 개인교습을 규제해왔지만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교육부가 새 정책을 펴면서 사교육비용이 조금 내려갔다.

교육부는 상위권 대학에 입학사정관제를 도입해 미국처럼 학생 선발 때 학생들의 능력과 창의성 등을 고려하도록 했다.

서울의 경우 사설학원 교습시간을 오후 10시까지만 허용하도록 조처를 했다.

또 공교육의 신뢰를 높이려고 표준화된 시험과 교원평가제도도 도입하는 한편 TV나 학교에서 방과 후 수업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대학입시의 70%를 EBS(교육방송) 교재에서 근거해 출제하도록 하기도 했다.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사교육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

EBS에서 일하는 재미교포 2세인 브라이언 리는 10년 전 한국에 온 뒤 영어 교사로 일했다. 그는 미 워싱턴 D.C.의 전 교육감 미셸 리의 남동생이기도 하다.

그는 2008년 입시학원을 열었고 부모들에게 단순히 시험이 아니라 세계화된 세계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생각하도록 했다.

하지만, 3페이지에 달하는 많은 어휘를 나눠주는 다른 학원들과 달리 6개 단어를 나눠주며 연습하도록 한 그의 학습 방법을 학부모들은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봤고 결국 그는 지난해 봄에 학원 문을 닫아야 했다.

구미에 사는 양경철 씨는 자신의 딸을 6년 동안 밤늦게까지 입시학원에 보냈으나 딸은 결국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했다.

양씨는 “돈만 낭비했다”면서 “언젠가 공교육만으로 충분할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W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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